[교단 일기] 널뛰는 날씨만큼, 널뛰는 아이들 마음

#1. 널뛰는 아이들, 혹시... 사춘기?
지난주부터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 할 때마다 아이들도 오락가락하는 것을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 주엔 정말 정신없는 한 주를 보냈다.
작년부터 이어진 갈등이 학폭으로도 해소되지 않아 지속되는 모습... 월요일 점심시간에 만나 서로에 대해 바라는 점과 규칙 및 약속을 정하고자 했지만 그 시간 운동장에서 결국 다툼이 폭발하고 말았다.
원래 친했던 사이에 생긴 갈등의 골... 이러한 갈등은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하고 쌓여만 가는 오해 때문에 더 깊어진다.
당장은 무산됐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이번 주에 두 명의 아이들이 집을 나갔다고 한다.
다행히 한 아이는 이틀 만에, 다른 아이는 다음날 학교에 왔고 집에도 들어갔을 것이다.
세상 어느 곳보다 따뜻한 곳이어야 할 집을 뛰쳐나올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 역시 기회가 된다면 그들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봐야겠다.
그때는 잔소리로 들릴 수 있는 내 말을 멈추고, 아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겠다.
학년부장도 이렇게 정신없는데, 각 반 담임 선생님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돌아오는 한 주는 모두가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가길 기도해 본다.
#2. 마음 둘 곳 없는 아이들
학교에서 근무하다 보면 가정에 마음 두지 못한 아이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가정에 마음 두지 못한 아이들은 자신의 친구나 선배에게 마음을 주고 의지하게 되고, 그들은 결국 사건 사고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는 사건 사고가 많은 아이들에게 따뜻하지 못한 곳이고, 그런 아이들이 학교에 마음을 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학년부장으로서 그런 아이들을 지적하는 입장에 서 있지만, 지적하면서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마음을 지녀야겠다.
#3. 반가운 만남
5년째 한 학교에 근무하다 보니 형제나 자매, 남매를 가르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데, 한 번은 언니 2년, 동생 1년 해서 3년간 한 가정의 담임을 한 적도 있었다.
작년과 올해 수업하는 학생 중 언니를 2년간 가르쳤던 학생이 있는데, 그 학생 언니가 친구 2명과 함께 학교에 찾아왔다.
벌써 고3이 된 아이들... 2019년에 중학생으로 만나 졸업 시킨 게 엊그제 같은데...
2019년, 2020년의 지난 추억을 한참 이야기하다 고3이 갖고 있는 고민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게 되었다.
교사가 되고 싶은데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고민하는 아이
아직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해 그냥 둘러 되던 군인이 될 것 같아 고민하는 아이
사회복지사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현실을 이야기하며 말리는 것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
딱 그 나이 때 할 수 있는 고민을 하는 아이들에게 조금 먼저 살아본 사람으로서 가진 짧은 생각을 함께 나누었다.
졸업한 지 벌써 3년이 다 돼가는데도 한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제 만났던 것처럼 반가웠다.
정신없던 한 주에 대한 보상일까?
한 주의 마지막 금요일 늦은 저녁에 학교를 떠났음에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올 수 있었다.
ps.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핀 벚꽃처럼, 아이들도 나도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고 희망의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자.



